트렌드
1. 현재의 트렌드와 문제점
1) 현재의 트렌드
'전자책', '퍼스널 브랜딩', '통찰력', 요즘 잘 팔리는 단어들이다.
전자책은 작가로서의 진입벽을 낮춰준다. 개인이 겪은 일들과 성장, 각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나 전문 지식을 전달한다. 소비자는 이를 통해 본인이 원하던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퍼스널 브랜딩은 스스로를 상품으로 내놓는 행위이다. 사람을 어떻게 상품 취급할 수 있냐고 알량한 도덕적 우월감을 가지고 반박한다면, 사람은 언제나 결과로써 평가받아왔다. 오히려 과정도 또 하나의 결과로써 포장해서 내놓을 수 있는 현재는 기회가 늘어난 것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과거부터 꾸준하게 존재했던 것을 퍼스널 브랜딩이라고 새로 명명한 것일 뿐이다. 우리는 자기소개서를 통해 우리를 내보이고 있었다.
개인의 통찰은 매력적이다. 나는 단순 정보 전달의 대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굉장히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책으로 정보를 선별해서 얻을 수 있는데 대화에서는 원만한 인간 관계를 위해 쓸모없는 정보까지 다 듣고 있어야 한다. 적절한 반응도 해줘야 하고 틀린 정보를 듣게 될 수도 있다.
반면, 개인의 이야기는 다르다. 다른 성향과 성격을 가지고 다른 환경을 거쳐 왔다. 그 과정을 통해 각자 느낀 것들이 있다. 우리는 그러한 느낀점이 정리된 것을 보고 통찰이라고 한다. 더 재미있고 유익한 통찰을 제공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대학 수업에서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사례가 있다. 생리대였나 화장품이었나.. 어쨌든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회사에 남성이 입사를 시도한다. 뽑을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그 남자가 누나만 다섯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이야기로 내놓으면 된다. 본인의 통찰을 내보이면 된다.
전자책, 퍼스널 브랜딩, 통찰은 모두 그저 단어일 뿐이다. 좋게 보일 수 있는 단어들이다. 우리는 그것들로 돈을 벌 수 있다.
내가 겪어온 것들을 통해 나와 세상을 정의하고 그것을 책으로 낸다. 인스타툰이나 블로그 등의 sns로 내보일 수도 있다. 조회수가 나오면 광고를 받아 돈을 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현명하게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더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마케팅으로 포장해서 돈만 벌면 된다.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이용 당하는 입장이라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2) 문제점
문제점으로 짚으려는 것은 이용 당하는 자들에 대한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상술에 걸려 넘어가는 것도 한 종류이다.
사람들은 단어에 현혹되고 있다.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단어에 꽂혀 외면과 내면을 관리하려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퍼스널브랜딩'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마케팅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현재, 퍼스널브랜딩은 결코 자기계발이 될 수 없다.
퍼스널 브랜딩은 의무로 변질되었다. 우리는 외면과 내면을 가꿔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었다.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을 과시하게 되었고, 외면 또는 내면을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 타자화하는 시선을 받게 되었다.
내가 나를 상품으로써 내놓는 것이 아닌, 남이 나를 상품으로써 평가하는 모양이 되어벼렸다.
나는 남들과 평가받는 요소 하나하나를 비교해가며 나에게 있는 것들을 한없이 깎아내리고 나에게 없는 것들을 갈망하며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필자는 한때 파인다이닝과 오마카세를 매주 가는 한달 용돈(수입이 아닌) 천오백을 받는 사람을 부러워했고, 그럴 돈이 없음에 슬퍼하며 살았다.
일기장마저 평가 받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개인으로서의 기록으로 존재했던 것들이 팔리기 시작하면서 점점 개인의 영역은 사라져갔다.
우리는 '나'가 없어졌다,
